캐나다에 온 후 백인 친구와 함께 놀다 친구가 빨간펜으로 제 이름을 적었고, 그에 당황한 저는
빨간펜으로 이름을 적지 말라며 다른 검은펜으로 찍 그어버리자 이유를 물었었는데,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그냥 미신이야!"라고 대답했던 적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빨간펜으로 이름을 적으면 안된다, 빨간색으로 이름을 적으면 죽는다 라는 말을 들었기에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미신인데, 문득 왜 이런 미신이 생겨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대학교시절 중국어 수업을 들으며 교수님이 말하길
진시황 시절에 빨간색은 매우 길한 색이기에 황제에게만 사용되어야 했고,
일반 백성들이 사용할 시 사형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어디까지나 카더라일 뿐이지 정확한 사실인지는 몰랐기에 궁금증이 생겨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ㅎㅎ..
이름에 관한 미신에는 네가지의 설이 있는데,
첫번째는, 붉은 색 글씨 자체가 피를 연상시켜 죽음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라는 것 입니다.
피라는게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는 이미지가 있기에 이러한 가설이 생겨난 것 같습니다 ㅎㅎ
두번째는 조선시대의 왕인 세조가 반대파 이름을 빨간색으로 표시하며 척살했기 때문이라는 것 입니다.
1453년 계유정난을 일으켜 반대파들을 한명회의 살생부에 따라 척살한 후
조카인 단종에게서 사실상 권력을 빼앗고 왕위에 올랐는데,
이 때 한명회의 살생부에 빨간색으로 반대파의 이름을 적어 척살했기에 이를 기피한다는 것이 하나의 설입니다.
세번째는 앞서 말했던 진시황에 대한 설입니다
중국은 빨간색을 길한 색으로 여기는데, 진시황이 자신 외의 다른 사람이 붉은색을 사용하면 모조리 처형했기에
이 말이 우리나라까지 흘러들어오게 되어 미신이 되었다는 설입니다.
네번째는 6.25전쟁 때문에 생긴 미신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6.25 전쟁 당시 사람의 이름이 적힌 명단의 이름에 빨간 줄을 쳐서 죽은 사람을 표시하기도 했고,
군인들이 전사했을 때 그들의 가족에게 보내는 문서에 이름을 붉은 색으로 썼기에 이러한 미신이 생겼다는 것 입니다.
네가지 모두 죽음과 관련되어 있기에 피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하게 어떤 이유로 이러한 미신이 생겨났는지는 알 수 없는데요,
그나마 가장 신빙성 있다고 여겨지는 가설이 4번째 6.25전쟁 때문이라는 설입니다.
동양권에서 붉은색은 항상 귀한 것으로 여겨져왔고, 일본, 중국, 심지어 북한마저
붉은 펜으로 이름을 쓰는 것에 딱히 거부감이 없기에
이를 통해 6.25전쟁 이전에는 이러한 미신이 없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하게 됩니다 ㅎㅎ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서는 빨간색으로 이름을 쓰면 찜찜한 기분이 드는데,
어느 나라나 미신은 있는 법이니 문제가 될 것은 없지만,
나중에 누군가 이에 대해 물어본다면 대충이라도 대답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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