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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생활/캐나다 일상생활

캐나다 시민권 취득 후기

캐나다에 거주한지 5년이나 되었다. 사실 캐나다에 오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부터 시민권을 따는게 낫지 않겠나 하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지만, 막상 자격요건이 충족되니 사실 고민되기도 했다. 사실 영주권자와 시민권자의 차이는 여권과 투표권말고는 별 차이가 없다. 내가 고민했던 가장 큰 두가지 이유는 가족문제와 의료보험 문제이다.

 

만약 가족문제로 한국에 오래 거주해야 할 일이 생겼을 때 시민권보다는 영주권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사실 관광비자로도 6개월을 갈 수 있고, 재외동포 비자라는 것이 있다는 것도 들었기에 이부분은 상관이 없지 않을까 했다.

의료보험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캐나다 의료보험 시스템이 느리기도 하고 치과나 안과같은 경우는 가격이 너무 비싸 한국에서 하는게 낫다는게 많은 사람들의 이유였다 (사실 캐나다에 한국 친구가 없어 인터넷으로 시민권을 고민하는 이유를 찾아볼 때 나왔던 이유들이었다). 나같은 경우에는 보험이 있기에 치과와 안과가 커버되기도 하고 가는김에 하는거면 몰라도 딱히 한국까지 가서 의료보험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못느꼈기에 이부분도 그다지 큰 걱정은 아니었다. 

 

내가 시민권을 가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투표인데, 사실 캐나다 정치에 관심도 많고, 투표권을 행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또 사실대로 말하자면 영주권을 5년마다 갱신하는 것도 너무 귀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가장 컸던 것 같기도 했다. 

어차피 여기 살러 온거 그냥 신청하자 해서 신청하게 되었고, 시민권 시험을 봐야 한다는 이메일이 왔다. 사실 이때가 가장 바쁠 때였는데, 마지막 학기 과제와 내 In laws의 가족문제, 일 등으로 개인적으로 너무도 바쁜 시기였다. 당연하게도 공부를 하나도 안했고 시험 당일이 되어서야 발등에 불이 붙었다. 일단 유투브에 시민권 공부 영상이나 기출문제 영상을 찾아보니 적어도 1-2시간은 되는 비디오 길이였고 당연히 클릭하기도 싫었다. 일단 공부해도 머리에 들어올 것 같지 않아 가장 짧은 영상 2배속으로 해놓고 문제를 보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쉬워서 놀랐다. 뉴스를 매일 보는 편이고 캐나다 정치 시스템과 역사에 대해서 알고 싶어 개인적으로 알아보고 찾아봤는데, 이게 여기에 너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래도 어려운 문제들이 많아서 그런 것들은 스크린샷으로 저장해두고 한번씩 더 훑어보았다. 막상 시험을 시작하니, 내가 아는 문제들, 봤던 문제들, 아는 상식들만 나왔고 결과적으로 100점을 맞게 되었다. 

시민권 주최한 판사분과의 사진

 

사실 받고도 내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집중력 부족으로 영상을 다 보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시험 합격 후 몇개월이 지나서야 시민권 세레모니에 참석하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코로나 이전에는 법정으로 출석해야 했지만, 코로나 이후로 줌으로 바뀌었고, 나에게는 너무 좋은 소식이었다. 굳이 법정까지 가서 사람들 속에 부대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과정이 너무 지루했는데, 줌에 입장하고 10분-15분정도를 기다리자 에이전트가 몇개 그룹으로 나눠서 그룹방으로 초대했고, 기본적인 순서와 여러가지에 대해 설명한 후 개인방으로 초대해서 내 신분확인을 하고 영주권 카드를 카메라에 대고 자르라고 했다. 다시 그룹방으로 들어가 기다리자 100명 정도가 모였고 선서를 하고 국가를 부르니 끝이 나게 되었다. 

사실 세레모니라기에 조금 기대했던 것도 있었는데, 줌으로 진행해서 그런지,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었어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너무 지루했었다. 막상 끝나고 나니 뭘 한것 같지도 않았다. 모든 과정에서 사진촬영은 금지였는데, 마지막 끝자락에 판사분과 사진을 찍는 시간을 주니 메모리는 남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