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얘기를 들었다. "동물을 도살하는거 잔인하긴 하지, 근데 고기 먹기 싫으면 먹지 마, 네가 못먹는 양만큼 내가 먹을거니까", "잔인하긴 한데, 어찌됐든 그 동물들은 식용으로 키워지는 거잖아", "나도 그런 영상 봤는데, 영상 끄고나면 바로 고기먹고 싶던데?" 와 같은 말들 말이다. 사실 이들을 비난하고 싶진 않다. 나도 더하면 더했지 다르진 않았으니까. 나만 다르고 멋있고 좋은일한다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저렇게 이야기 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이 정말로 동물들이 도살되는 과정을 담은 영상들을 봤는지 물어보고 싶은게, 정말로 그러한 과정들에 대해 자세히 알고 두 눈으로 본 후에도 저렇게 말을 했던걸까?
축산농업은 환경오염 뿐 아니라 여러가지 문제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동물에 대한 잔혹성이다. 최대한 빨리, 싸게 적은 공간을 활용하여 고기, 유제품, 달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는 동물들에게 매우 잔인한 환경을 만든다. 소, 돼지, 닭, 칠면조, 오리, 토끼 등 동물들은 작은 우리나 외양간에 같히는데, 이들은 몸을 돌릴수조차 없다. 운동할 권리마저 빼앗겨 버린 그들의 모든 에너지는 고기, 달걀, 유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만 사용된다.
이렇게 길러지는 가축들에게는 각종 약을 먹이는데, 그들을 더 빨리 살찌우고, 자연적인 상태보다 유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거나 더 많은 우유, 달걀을 생산하게끔 조작하기 위해서다. 이들에겐 항생제 또한 먹이는데, 움직일 수 없고 위생적이지 못한 곳에서 자라나는 동물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면역력도 약해지기 때문이다.
닭을 예로들면 알을 낳지 못하는 수탉의 경우 태어난지 하루도 되지 않아 죽게되는데, 살아있는 병아리가 분쇄기속에 들어가 갈려버린다. 암탉이라고 해서 상황이 낫지만은 않은데, 병아리 시절부터 마취약도 없이 부리를 손질당하고, 평생 좁은 공간안에서 모이를 먹고 알을 낳다가 도살되는 운명이기 때문이다.
젖소를 기르는 목장에서는 송아지가 태어나자마자 어미의 품에서 떼어지는데, 어미 젖소의 젖을 가공하여 유제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이 젖소들은 강제 교배를 당하며 살아있는 동안 계속해서 임신을 하며 젖을 짜야만 하는 운명인데, 계속해서 젖을 짜다보니 소젖이 곪게되고, 목축업자들은 우유를 짜며 그 고름들도 함께 짜 넣어버린다.
소나 염소 등 뿔을 가진 동물들은 뿔을 잘라버리는데, 그 뿔로 사람을 공격하거나 서로 해치게 되는 경우를 방지하고 사료를 먹이는데 거추장스럽기 때문이다. 우리로 따지면 모든 손톱과 발톱을 빼거나 이빨을 빼는 것과도 같은 고통을 주는 것인데, 이와 관련해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던 도중 염소의 뿔을 자르는 과정을 자랑스럽게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을 보고 충격을 받기도 했다.
닭이나 젖소가 아니라고 해서 상황이 낫진 않다. 대다수의 돼지나 양, 생선들 또한 같은 방식으로 좁은 공간에서 자라야 하며 그들의 배설물과 함께 자라야만 한다. 당장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어도 좀이 쑤시는데, 그들은 어떨까.
그 외에도 올가닉, 자유방목 같은 제품에 대해서도 속지 않아야 한다. 이 규범에 관한 정의나 법의 집행에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어떤 제품이 좋은 대우를 받은 동물로부터 만들어지는지는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인데, 가축을 기를 때 편의상 뿔을 잘라내거나 마취제도 없이 부리를 손질하며 귀를 잘라내는 식으로 동물을 식별하는데, 이같은 몸통의 손상이나 동물의 수송, 도살에 대해서는 규율이 애매하기 때문이다.
또한 동물을 도축하는 과정은 너무도 잔인한데, 구글에 Cow slaughter라 검색하면 바로 수많은 영상이 나오기에 바로 볼 수 있다. 사실 스릴러나 공포영화도 보지 못하는 콩알만한 간을 가지고 있는 나이기에 영상을 보기 위해 몇번을 시도해 보았지만 2초 이상을 넘기지 못했지만 도축 과정을 너무도 사실적으로 다뤘다. 나 또한 제대로 보지 못했기에 설명하기 어렵기도 하고 굳이 이 부분은 내가 글로 설명하는 것 보다는 영상으로 보는 것이 나을 것 같기에 도축 과정은 생략하지만, 이 영상들을 다 본 후에 바로 고기가 먹고 싶다면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싶다.
나 또한 살아오며 고기를 먹는 것에 문제를 느끼지 못했고, 좋아했다. 하지만 고기를 만들기 위해 이렇게도 많은 문제점들이 있는게 명백하며, 그 문제점들에 대해 알게 되었음에도 인간이 우월하다는 이유로, 혹은 다른 여러 이유로 경시하기에는 너무 잔혹하지 않은가 싶다. 그러니 고기를 포기하지는 않더라도 일상속에서 조금씩 실천해 나가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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